개발자
현재 여러 잡지를 발행하는 출판사에서 디지털 및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다. 업무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코딩을 사용해야 하는 기회들이 생겼고, 관심이 생겼다. 관심의 시작은 업무의 편의성이었고 그렇게 조금씩 접해가며 디자인과 코드의 접목이 주는 효과에 대해 알아가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다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가시간의 많은 부분을 코딩 공부에 들이고 있다.
사실 코딩, 개발자와 같은 분야는 거리가 매우 멀게 느꼈었기에 그것을 공부하게 될 줄은, 그것도 이렇게나 열심히 오래 공부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어려워 보인다고 그대로 두기에는 매력적인 분야였고, 나보다 더 일선에서 바쁘게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코딩이라던지 다른 어떤 새로운것을 배우는데에 게으르지 않은 것을 보며 어줍짢은 핑계를 대기보다는 시작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물론 어렵다.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신기한 마음에 재미를 느끼면서 즐겁게 시작했고, 공부하는게 늘어갈 수록 에러를 만나는 시간도 늘어나 진도가 더뎌지고 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즐겁게 파고들 수 있는 대상을 만나 재미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구글링을 하고, 질문을 올리고 답을 받고 그것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생소한 내게는 꽤 흥미롭다.
코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생각의 ‘실현’이다.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하고, 글쓰고, 디자인을 하거나, 영상을 만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도구는 조금씩 달라도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들이다. 유병옥CD의 ‘생각의 기쁨’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며 즐거워하고 기뻐한 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코딩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그런 생각의 실현에서도 조금 입체적인 형체라고 느껴졌다.
글이나 디자인, 영상도 훌륭한 생각 표현의 형태이지만 코딩, 개발이라는 것은 조금 더 직관적이고, 직접적이며 실제적으로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근사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 하겠지만 자그마한 발전에도 재미를 느끼며 계속 공부를 해나가고 싶다. 웹에 처음 ‘HELLO WORLD’를 출력하고, 버튼을 만들고 눌러 보았을 때의 희열 처럼 말이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지 몇달이 지난 지금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나게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그간 아예 모르던 분야에서 알파벳 정도 겨우 알게되었나 싶지만 조금씩 정리를 해두려 한다. 말도 글도 자꾸 해봐야 늘 듯, 코딩 공부도 에디터에 코드를 적고 블로그에 다시 정리를 하며 단단히 공부해 가려 한다.
아직 개발자의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좋은 생각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것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여러 툴을 배워도 결국 중요한 것은 표현할 ‘생각’이라는 것을 많이 느껴 왔기에 그런 부분도 놓치지 않으며 생각과 기술의 균형을 잡으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고 싶다.